첫날 아마데일(Armidale)에서 가을 단풍의 낭만에 흠뻑 빠졌다면, 둘째 날은 역사와 대자연이 공존하는 텐터필드(Tenterfield)와 볼드 록 국립공원(Bald Rock National Park)을 탐험하는 날입니다.
사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장소는 3편에서 소개해 드릴 '도리고 국립공원'이었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가장 오래도록 여운이 남은 곳은 의외로 볼드 록이었습니다. 호주에서 가장 거대한 화강암 바위 위를 직접 걸어 올라간다는 것, 그 특별했던 순간을 공유합니다.

아마데일에서 텐터필드로: 가을 서리가 내린 고원 드라이브
아침 일찍 아마데일 숙소를 나섰습니다. 4월 말 뉴잉글랜드 하이랜드의 아침 공기는 제법 차가웠습니다. 차량 외부 온도계가 가리킨 온도는 무려 영상 4도. 도로 옆 초원에는 하얀 서리가 내려앉아 있어, 평소 살던 뉴카슬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뉴잉글랜드 하이웨이(New England Highway)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는 동안 창밖 풍경은 계속해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황금빛 목초지, 붉게 물든 단풍나무, 그리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이국적인 농장들은 마치 호주가 아니라 캐나다나 뉴질랜드의 가을 속을 달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역사와 감성이 공존하는 도시, 텐터필드 (Tenterfield)
아마데일에서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텐터필드는 예상보다 훨씬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고풍스러운 옛 건물과 넓은 거리,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호주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 도시이기도 합니다. 1889년 당시 NSW 총리였던 헨리 파크스(Henry Parkes)가 발표한 '텐터필드 연설(Tenterfield Oration)'이 바로 이곳에서 열렸으며, 이는 훗날 호주 연방 결성의 결정적인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역사의 숨결이 닿은 거리의 카페에서 따뜻한 롱블랙 한 잔을 마시며 로드트립의 여유를 만끽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볼드 록 국립공원 트래킹: 대자연이 만든 거대한 거석
텐터필드에서 조금 더 이동하면 이번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인 볼드 록 국립공원에 도착합니다.
💡 볼드 록(Bald Rock)이란? 호주에서 가장 큰 단일 화강암 바위(Monolith) 중 하나로, 높이 약 200m, 길이 약 750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한 암반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 (Bald Rock Summit Track)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서밋 트랙은 왕복 약 5km 정도로, 초보자도 비교적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트레일 초반에는 싱그러운 유칼립투스 숲길을 편안하게 걷게 됩니다. 하지만 중간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이 코스의 진짜 매력이 시작됩니다. 나무가 사라지고 사방이 트이면서 거대한 화강암 바위 표면을 직접 밟고 올라가는 구간이 나타납니다. 마치 거대한 자연 암벽 등반을 하는 듯한 특별하고 짜릿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정상에서 만난 360도 파노라마 뷰

숨이 조금 가빠질 때쯤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사방으로 막힘없이 펼쳐진 풍경에 모든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눈앞에 펼쳐진 360도 파노라마 전망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숲과 광활한 농장 지대, 그리고 NSW주와 퀸즐랜드(QLD)주의 경계 지역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본 뉴잉글랜드 하이랜드의 가을 전경은 이번 3박 4일 여행을 통틀어 단연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왜 이곳이 *'NSW주의 숨은 명소'*로 손꼽히는지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볼드 록 트래킹 팁
- 왕복 소요시간 : 2~3시간
- 난이도 : 중급
- 운동화보다 트레킹화 추천
- 여름철에는 충분한 식수 준비
- 오전 일찍 방문하면 시원하게 트래킹 가능
볼드 록 국립공원은 블루마운틴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숨은 명소로, 뉴잉글랜드 로드트립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일정에 포함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황금빛 석양이 고원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유명 관광지의 화려함은 없었지만, 뉴잉글랜드 하이랜드만이 가진 여유로움과 광활한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만약 뉴카슬이나 시드니에서 색다른 로드트립을 계획하고 있다면 텐터필드와 볼드 록 국립공원은 반드시 일정에 넣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웅장하고,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운 풍경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일 차 여정을 마치며 (아마데일 베이스캠프 복귀)
볼드 록에서의 짜릿한 하이킹을 마치고, 다시 우리의 베이스캠프인 아마데일로 돌아왔습니다.
매일 캐리어를 싸고 숙소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익숙하고 정겨운 아마데일 시내로 돌아와 따뜻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번 3박 4일 로드트립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내일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세계자연유산의 웅장함을 품은 '워터폴 웨이'를 본격적으로 달릴 예정입니다.
👉 다음 편 예고: 3박 4일 일정 중 가장 기대했던 그곳! 숲속 가득한 폭포 줄기와 신비로운 폭포 뒤 동굴을 탐험하는 [3편: 도리고 국립공원 & 워터폴 웨이 완벽 가이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